文史哲 23

법륜스님 인터뷰

●인간은 본래 부족한 존재고, 나약한 존재고, 흔들리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그런 가운데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 [한겨레S] 이충걸의 인터+뷰 법륜스님 법륜 스님을 만난 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 뒤였고, 오미크론 확진자가 16만명을 넘긴 직후였고, 서로가 서부영화 식으로 권총을 뽑아 들고 대결한 2차 법정 대선 토론 다음날이었다. 스스로 아슬아슬한 세상의 표면을 기어오르는 지렁이처럼 느껴지던 토요일 아침, 서울 서초동 정토법당 2층에서 스님을 기다렸다. 애도의 조종 소리가 무음으로 들릴 때 어쩌면 인생은 기다림에 불과한 것 같았다. 뭔가 사실적이고 중요한 것에 대한 기다림.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을 결정한 사람들이 아니라, 결국 결정에 관여하지 않은 젊은이들,..

文史哲 2022.03.06

[일상의 기적 / 윤세영]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 [일상의 기적 / 윤세영]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

文史哲 2021.12.30

귀먹으니 참 편하구려 / 윤추

귀먹으니 참 편하구려.. / 윤추, 농은유고(農隱遺稿) 言寡方知自耳聾 내가 말이 왜 줄었지? 耳聾誠有寡言功 아하, 귀 먹어서 그렇구나. 人雖語大吾安聽 사람들의 큰 목소리 내 귀엔 작은 소리 我亦聲微彼不通 내 목소리 역시 작아 남들도 멀뚱멀뚱. 默默謙謙終日坐 입 닫고 말없이 온종일 앉아 있으니 廖廖寂寂一堂空 고요하고 한적하여 빈집인 듯 느껴지네. 平生駁雜多尤悔 성격이 박잡하여 평생 후회 많았는데 天奪其聰幸此翁 하늘이 이제서야 늙은이 귀를 막았구나. 人皆勸我使治聾 사람들이 너도나도 귀 치료를 권하지만 吾曰吾聾亦有功 귀머거리로 지내는 게 나에겐 더 좋은 거요. 衆口훤효聞亦厭 시끌시끌 많은 말들 안 들리니 너무 좋아 同心聲氣默猶通 마음 같은 사람끼린 말 없이도 통한다오. 旣難聽語還無語 들리지 않은 뒤로 나도 말..

文史哲 2021.06.12

돈 버는 게 정말 위험한 일이다. 정의고 나발이고 삶의 목적도 다 부수적이 된다. 쓴맛이 사는 맛이다

‘시대의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2일 오후 5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 (2014년 1월4일자)에 실려 “노인 세대를 절대로 봐주지 마라”는 일갈로 널리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고인의 인터뷰를 다시 소개한다. 원문보기: http://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8266.html#cb#csidx364c240dba1b6bfa1a31206568ba290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거부’였지만 유신시절 ‘양심세력의 보루’였던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아비들도 처음부터 썩지는 않았다… 노인 세대를 절대로 봐주지 마라” ▶ ‘시대의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2일 오후 5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 (2014년 1월4..

文史哲 2021.04.03

기독교신앙 생명력의 가장 큰 방해물

기독교 신앙의 그 생명력, 그 복됨, 그 영광됨을 누리는 일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기독교신앙을, 성경말씀을 추상적으로 명분적으로 관념적으로 초자연적으로 기복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기독신앙은 전적으로 인간 존재와 삶의 정체성과 가치, 의미에 관한 추구이며 이해이다. 기독신앙을 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말하는 것은 결국 다 기만이고 사기이다. 성경과 설교를 대함에 있어서 늘 나는 이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 하며, 그 이해의 바탕위에서, 나 자신의 인격적, 가치관적, 성품적 변화와 성장, 성숙을 구체화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 도움,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댓글 0공유하기

文史哲 2021.02.28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 자신이 엄마가 되는 것을 그토록 행복하게 여길 줄 미처 알지 못했었다.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을 갖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몰랐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언제나 식기 전에 밥을 먹었었다. 얼룩 묻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했다. 날마다 집을 치웠었다. 장난감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없었고 자장가는 오래 전에 잊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어떤 풀에 독이 있는지 신경 쓰지 않았었다. 예방주사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누가 나한테 토하고 내 급소를 때리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을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었다. 내 생각과 몸까지도 울부짖는 아이..

文史哲 2020.10.25

항상 큰 것이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大國者下流). 나무가 강하면 곧 부러진다(木强則折) - 포용하는 강의 하류에, 유약한 나무가지 끝에 생명력이 있다

도올 김용옥 "원래 정치라는 게 수준 낮은 것..국민은 이를 응징할 수 있어" KBS입력 2020.10.13. 20:52 - 노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독단도 아냐.. 노자 공부하면 인생 달라질 것 - 노자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띄우는 한마디 "강한 모습 과시하려 애쓰지 말고 유약한 모습 보여라" - 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띄우는 한마디 "큰 것이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 - 노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띄우는 한마디 "대의를 위해 공정하게 끌고 가야" - 원래 정치라는 게 수준 낮은 것.. 국민은 이를 응징할 수 있어 -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정신 차려야.. 자기의 신념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배척하면 안 돼 - 종교가 위안주지 못하는 이유? 인간 사이에서 서로가 사랑할 때 하나님이 있..

文史哲 2020.10.14

"종교는 한 마디로 내가 변하는 것이다. 제아무리 교회를 다니고 성도나 집사나 장로나 목사가 된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불신 지옥? 하나님 그리 쩨쩨하지 않다" 최원영 작가의 메시지 [백성호의 현문우답] “기독교는 이제 ‘배타적 기독교’에서 ‘상생의 기독교’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소문에서 최원영(66) 작가를 만났다. 그는 최근 『예수의 할아버지』(좋은땅)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예수의 아버지’가 아니라 ‘예수의 할아버지’라니, 처음에는 제목이 다소 생뚱맞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곧 깨달았다. 그것은 현실 기독교를 향한 날 서린 문제 제기였다. 복음서에 따라 ‘예수 할아버지’의 이름이 달리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아버지는 요셉이다. 그런데 요셉의 아버지가 마태복음에는 ‘야곱’, 누가복음에는 ‘헬리’라고 돼 있다. “성경은 일점일획도 오류가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문자주의 신앙을 고..

文史哲 2020.10.06

'고통의 시기를 겪으며 인생의 태도를 다시 정립한다'

◇ 데이비드 브룩스의 《두 번째 산》 고통의 시대에 ‘함께 살기’의 가치를 일깨우다 누구에게나 고통의 시기는 찾아온다. 삶의 위기가 닥쳤을 때 인생은 부조리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부와 명성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위안과 회복이 되어 주진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이런 고통에 맞닥뜨리면 과도하게 움츠러든다. 이들은 겁에 질려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슬픔을 끌어안고 평생을 살아간다. 그리하여 인생이 갈수록 더 쪼그라들고 더 외로워진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은 이런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용기를 내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마침내 이 고통을 자기 발견과 성장의 계기로 삼는다. 사람들의 인생은 가장 큰 역경의 순간에 자기가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규정된다...

文史哲 202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