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목사설교메모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실수하기 쉬운 때는 우리가 옳을 때이다. 우리를 놓아두시지 않는 무시무시한 하나님. 아직도 현실을 빨리 편안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 포기하라

nazunzaro 2020. 11. 20. 05:54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실수하기 쉬운 때는 우리가 옳을 때이다.
그때가 가장 어렵다. 우리가 옳을 때는 진실도 인애도 우리에게 없다는 사실을 얼마든지 발견한다.

옳은 사람이 더 쩔쩔매야 하는 거다.
이 말이 납득이 되는가? 틀린 사람이 쩔쩔매야지 왜 옳은 사람이 쩔쩔매는가? 옳은 사람이 당연히 큰소리 쳐야 할 것 같은데 왜 틀린 사람이 큰소리 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틀린 사람은 답을 모르니까 큰소리치는 것이다. 목청이라도 높여야지 어쩌겠는가?

우리는 자신이 옳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낮추고 웃고 기다려 줄 수 있는가? 저 사람이 틀렸는데 답을 몰라서 고함지르는구나, 하며 기다려 줄 수 있는가?
이것이 인애와 진실이다.

우리가 옳았을 때의 표정을 사진 찍어놓으면 그렇게 잘난 척하는 표정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 어느 곳에서도 하나님은 이 표정을 짓지 않으신다. 안타까워하신다. 쩔쩔매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잘못했으니 벌을 주면 그만이라는 하나님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으신다. 언제나 가슴을 찢으며 나타나 신다. 늘 한심한 것은 우리 인간이다.

삶의 어느 정황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하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지식이어야 한다.
우리가 고통 속에 있고 절망 속에 있고 벽에 부딪히고 또는 기쁘고 통쾌하고 자랑스러운 정황에서도 우리의 현재 상태를 드러내는 결정적 표현과 만족의 절대 근거는 하나님이 누구신가에 달려 있어야 한다.

고통스러울 때도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넘어갈 수 있다. 기쁠 때도 하나님이 은혜로우셔서 내가 이런 복을 받는다, 하는 감사가 있어야 한다. 감사나 인내라는 덕목은 책임이나 규칙으로 요구되지 않고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우리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어떠하심에 걸맞은 성품으로 완성되는 일일 것이다.
이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자녀로서 하나님이 즐겨 나타내시고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일이다. 우리를 의의 나무로 완성하실 것이다. 그것이 궁극적 승리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의 무서움은 이것이다. 잘잘못의 기준을 넘어서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를 닮기까지, 그리스도의 충만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은 우리를 놓아두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만인가? 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하여 전혀 감각이 없고, 이런 기쁜 말씀을 듣고서도 기쁘지 않은건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을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그 아들을 육신으로 보내셨다는 말의 무서움을 모른 채, 기독교 신앙의 진정한 깊이에 대하여 겁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형통밖에 바라는 것이 없다. 생각없이 살고 대강 살고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사는 것이 존재가 되고 싶어할 뿐,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만드셨고 무엇을 만들고자 하시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한번 더 예배나오고 한번더 무릎꿇어 기도하고 한번 더 성경을 읽어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어떤 벌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에 우리의 관심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신자로 살아오면서 제일 많이 당황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욥이 소리질렀던 고민인 '침 삼킬 동안도 놓아 두시지 않는 하나님, 왜 나로 과녁을 삼으십니까?'라는 비명이 이 모두의 고백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시무시하신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정말 무시무시하다고 여겨지는가?
■하나님은 우리를 거기까지 요구하신다. 그 전에는 절대 그만두시지 않으며 타협하시지 않을 것이다.

죄짓지 말고 규칙을 지키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우리가 뼛속 깊이 깨달을 때까지, 우리 생각과 존재의 모든 요소가 하나님을 아는 것으로 변화될 때까지 하나님은 우리 인생과 삶에 적극적으로 힘을 다하여 그의 지혜와 열심과 자비하심과 의로우심으로 간섭하실 것이다.
이는 사실 모든 신자의 자랑이다. 그리고 현실이다.

■아직도 우리의 현실을 빨리 편안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 포기하라.
하나님의 사람으로 순종하며 하나님을 아는 일에 부름받았음을 감사하고 이 길로 돌아서라.
우리의 인생이 과연 하나님의 인도 하심을 받는 인생이며 최선의 과정임을 아는 기쁨과 감사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