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행자 1호 2020. 4. 18.)
2020년 4.15일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80석을 획득하며 압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총선이 끝나고 이틀도 지나지 않은 지금 유튜브 등지를 중심으로 이번 4.15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주장이 여럿 보인다.
가짜 뉴스 전성시대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핫한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가짜 뉴스를 들고 싶다. 페미니스트 집단을 중심으로 재생산된 단어 '워딩(wording)'과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라는 단어는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잘 쓰이지 않는 단어였다. 가짜 뉴스라는 단어가 국어의 메인스트림에 오르게 된 것은 미국 내 진보 언론에 대한 페이크 뉴스(fake news) 프래임 공격을 퍼부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계기일 것이다. 어찌 되었든 '가짜 뉴스'라는 단어가 기존에 난립해온 조작 정보들을 대표하는 말로 정착하며 한국 정치의 품격을 저해해온 관행을 효과적으로 비판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는 분명 바람직한 현상이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국난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이 끝난 직후, 아니나 다를까 유권자들의 코웃음을 살만한 가짜 뉴스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다름 아닌 부정선거 논란인데, 이 공간을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조목조목 논박하자고 만든 것은 아니니 부정선거 이슈에 대한 팩트 체크는 다른 곳에서 하고 오시길.
한국에 보수 정당은 없다
지금의 한국 정치권에 과연 진정한 보수주의 정당이 있는가? 대한민국에 민주 정부가 들어선 지 30년이 지났지만 소위 보수 정당을 자칭하는 특정 정당 성원들의 사상은 여전히 고이다 못해 썩어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의무를 가진 국회의원들은 제5공화국의 참혹한 독재를 추억하고, 보수주의의 기본인 애국에서 한참 벗어나 반인륜적 친일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알츠하이머 논란 끝에 법원에 출석한 전두환씨. 당시 재산 추징 이슈와 재판부 변경 신청으로 국회의 질타를 받았다. 물론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인사들은 '모두' 침묵했다.
사상만 썩어 있으면 다행이다. 현 시점에서 한국 보수정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민주화 이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있다. 얼마 전까지 당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씨만 봐도 제5공화국 당시 공안 검사로 일하며 앞장서서 한국 민주주의 파괴에 힘쓰셨던 분인데, 과연 이런 인물이 민주주의의 꽃인 국회에 발을 들일 자격이 있는지부터 의심스럽다.
"5.18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것을 하나하나 밝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 2019년 2월 8일 김진태 전 의원의 발언
"군인권센터장은 삼청교육대를 가야 한다."
- 21대 국회의원 공천에서 황교안 전 대표의 1순위 영입 대상이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발언
보수주의의 본질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쓸 일이 분명 생길 테니 이 부분은 여기까지. 이번에 이슈가 된 차명진 후보 등의 반인륜적 망언은 차치하고서라도 지금 보수정당을 사칭하고 있는 특정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6.29 선언 이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2010년대 보수주의는 가짜 뉴스로 시작해 가짜 뉴스로 망해가고 있다
이들이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장장 20년간 이러한 반민주적 이념을 합법적으로 고수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가짜 뉴스의 공헌이 컸다. 아직도 일부 정신박약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5.18 북한 공작원설'은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는 지만원 씨의 가짜 뉴스인 '5.18 광수론'에 기반한 것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가짜 뉴스, '논두렁 시계' 보도는, 국정원 특위의 조사 결과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휘 아래에 이루어진 조직적인 허위 사실 유포였음이 드러났다.
지만원 씨가 주장하는 일명 '5.18 광수' 중 하나. 코가 비슷하니 저 둘이 동일인물이라는 상식 이하의 주장을 펼친다. 관련 허위 사실 유포의 건으로 지만원 씨는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국 보수의 이런 나쁜 버릇은 2020년 현재까지 와서도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당장 이번 코로나19 대유행과 총선에서 이슈가 되었지만 현시점에서 모두 거짓으로 밝혀진 '정부 마스크 300만 장 지원설', '차이나 게이트', 'n번방 정치인 연루설' 등은 놀랍게도 유튜브 등지의 사설 미디어가 아닌 정치인들이 선동의 최전선에 나서며 전파된 것들이다.
상식 밖의 사상, 그리고 이를 가리기 위한 여론 조작, 가짜 뉴스의 고의적 유포가 계속되는 데 피로함을 느낀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종전까지 어쩔 수 없이 현 미래통합당에게 표를 줬었지만 2020년에는 결국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보수주의지 지금의 보수 사칭 세력이 추구하는 파시즘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잘한 게 아니라 통합당이 너무 못해서 진 것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과 잔류하는 일부 지지층들의 주장이다. 이는 바로 정확한 진단이다. 지금까지 미래통합당이 한국 정치에서 보인 모습은 썩은 사상과, 이를 감추기 위한 온갖 비위들 뿐이었다. 그리고 개중에서도 미래통합당의 총선 참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비위는 적극적인 가짜 뉴스의 유통임이 분명하다.
때 아닌 '부정선거' 논란, 여전히 가짜뉴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 보수는 결코 소생할 수 없다. 현 미래통합당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진짜 보수주의자'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아직까지 군부 독재 정권의 사고방식에 세뇌되어 한국 보수를 파시즘으로 오염시키려 드는 기성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온갖 반칙을 저질러가며 국민들을 기만해온 오랜 습성을 버려야 할 것이다.
발전하지 않는 '자칭 보수'들. 진보 세력은 웃고 있다. 네이버
그리고 오늘 인터넷 실검에는 '부정선거'가 올랐다. 한국 보수의 처참한 몰락을 불러온 가짜 뉴스 '습관'이 21대 총선이라는 거대한 한 방을 얻어맞고도 전혀 고쳐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진보 진영은 분명 발전 없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씩 웃고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untraveled.tistory.com/7 [ROADS UNTRAVE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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